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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식 기호는 문화나 경험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특정 음식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을 보면 단순 취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. 특히 오이나 당근을 전혀 먹지 못한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꽤 있는데 이 경우 냄새나 맛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. 그런데 이런 현상이 단순한 편식이 아니라 유전적 특징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흥미롭습니다.
1. 오이와 당근, 왜 못 먹는 걸까?
강렬한 ‘풀 맛’ 또는 ‘흙 맛’ 인지
- 일부 사람들은 오이를 먹으면 비릿한 풀 맛 혹은 당근에서 흙 냄새를 지나치게 강하게 느낍니다.
- 일반적으로 아삭하고 시원하다, 달큰하다는 평이지만 이들은 해당 채소에 함유된 특정 향기, 화학 물질에 예민하게 반응해 역한 맛 또는 향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.
편식 vs 유전
- 주변에서는 '편식 아니야?'라고 하지만 본인에게는 진지하게 고통스럽습니다. 이는 단순 기분 탓이 아니라 후각, 미각 수용체의 민감도가 달라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2. 유전적 특징과 관련된 연구
미각 수용체 변이
- 쓴맛이나 특정 향에 민감한 미각 수용체(TAS2R 유전자군 등) 변이가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. 이를테면 고수나 브로콜리를 ‘비누 맛’이나 ‘쓴맛’으로 느끼는 사례가 대표적이죠.
- 오이, 당근에도 특정 화합물이 존재하며 이를 과도하게 불쾌한 맛과 향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유전자형이 있을 수 있습니다.
후각 수용체
- 후각 유전자 일부가 특정 채소의 향과 결합해 강렬한 악취로 감지되기도 합니다.
- 예를 들어 당근에서 나오는 ‘토양 냄새’를 과도하게 인지하는 변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일부 연구가 있습니다.
개인차와 다양성
- 이러한 유전자 변이는 인구 중 일부에게만 나타나므로 동일 음식이라도 극단적으로 다르게 느끼는 개인차가 생깁니다.
3. 오이와 당근 속 ‘향/맛 성분’은 무엇?
오이: Cucurbitacin 등
- 오이 특유의 쓴맛 성분으로 알려진 ‘쿠쿠르비타신(Cucurbitacin)’이 있는데 보통 개량종에서는 거의 제거됐으나 미량이라도 유전자적으로 민감한 사람에게는 맛이 강하게 느껴집니다.
- 또한 오이의 ‘신선한 초록 향’을 내는 화합물(aldehydes)이 싫은 냄새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.
당근: Terpenoids 등
- 당근에서 나는 흙 냄새, 풀 냄새는 테르페노이드(terpenoids) 계열 물질과 관련이 있습니다. 어떤 이들에게는 이 향이 달콤하고 고소하게 느껴지지만 특정 후각/미각 유전자 변이를 가진 이들은 흙비린내로 인식해 거부감을 느끼게 되죠.
4. 해결책은? 못 먹는다면 어쩔 수 없나
조리 방식의 변화
- 날로 먹을 때 강렬한 향을 느낀다면 열을 가해 조리하면 특정 향 성분이 일부 휘발되거나 맛이 부드러워질 수 있습니다.
- 오이 냉채 대신 살짝 데쳐서 샐러드에 넣는다거나 당근을 볶거나 구워서 단맛을 끌어내면 거부감이 줄어들기도 합니다.
향과 맛을 중화할 소스·양념
- 스파이시한 양념, 마요네즈나 크림소스 등으로 채소 본연의 향을 덜 느끼도록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.
- 예를 들어 당근을 매콤한 소스에 조리하거나 오이를 스무디로 갈아 다른 과일/채소와 섞으면 맛이 순화됩니다.
필요 영양 대체
- 정말 먹기 어려운 경우 굳이 억지로 먹기보다 대체 채소나 과일로 영양소를 보충할 수도 있습니다. 예를 들어 식이섬유, 비타민 A, 베타카로틴 등이 필요하다면 호박, 고구마 등으로 대체가 가능합니다.
오이나 당근을 못 먹는 사람들은 단순히 편식이 아니라 특정 유전자(미각/후각 수용체 변이) 때문에 그 채소에서 과도하게 강한 불쾌 맛, 향을 감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 이는 극히 정상적인 개인차 중 하나로 억지로 참으며 먹기보다는 적절히 조리법을 바꾸거나 대체 식품을 찾는 것도 방법이죠.
- 물론 오이, 당근이 몸에 좋은 영양소를 지니긴 하지만 식단은 다양성이 핵심이므로 자신에게 맞는 다른 채소, 과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습니다.
- 혹은 조리법을 변형해 향을 줄인다면 조금씩 거부감을 낮춰 나갈 수 있습니다. 음식 취향은 유전+환경이 결합한 결과물이니 본인의 미각 특성을 존중하면서 건강하게 선택해나가면 좋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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